풋거름작물이란
풋거름작물(녹비작물)은 농경지에 재배하여 녹색일 때 토양에 갈아엎어 사용하는 천연비료이다. 풋거름작물은 단순한 양분공급 외에도 토양 유기물증진, 병해충 및 잡초발생 경감, 주변 경관관리, 토양 피복, 가축조사료, 탄소저장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초기 녹두를 사용한 이후 조선 후기부터 다양한 풋거름작물이 재배된 것이 농사직설을 포함한 여러 고농서에 등장한다. 이후 풋거름작물 재배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1960년대 화학비료공급으로 잠시 감소하였다. 최근 유기농업이 각광받으면서 재배면적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풋거름작물은 콩과작물, 벼과(화본과)작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콩과작물은 헤어리베치, 자운영, 완두, 크로버 등이 있고 뿌리에서 뿌리혹박테리아에 의한 질소고정이 일어나 작물의 질소함량이 높고, 대기 중 질소를 토양에 공급하는 효과도 있어 국내외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벼과작물은 호밀, 보리, 수단그라스 등으로 질소고정을 하진 못하지만 콩과작물에 비해 생체량이 많고 토양 유기물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가축조사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초기 풋거름작물은 콩과작물을 위주로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콩과작물의 양분공급 측면과 벼과작물의 유기물증진 효과를 모두 활용하기 위해, 두 가지 작물을 혼작하여 많이 활용하고 있다.
풋거름작물 선택하기
풋거름작물 재배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어떤 작물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기후, 파종시기, 재배목적을 고려하여 알맞은 풋거름작물을 선택하면 된다. 풋거름작물은 작물별로 재배 한계온도가 다르다. 특히 가을에 파종할 경우 월동이 가능한 헤어리베치, 보리, 호밀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아래 표를 참고하여 각 지역과 계절에 적합한 풋거름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표 1. 주요 풋거름작물 생존가능 온도 및 지역
호밀 | 헤어리베치 | 보리 | 자운영 | |
생존가능 온도 | -20 | -15 | -8 | -5 |
생존가능 지역 | 중북부 포함 전국(고랭지 가능) | 대전 이남지역 |
풋거름작물은 보통 주 작물 재배 전 또는 후에 재배하므로 작물의 작기를 고려한 후 선택해야한다. 풋거름작물의 재배기간이 겨울을 넘겨야 할 경우에는 월동이 가능한 헤어리베치, 자운영, 호밀, 보리 등이 적합하다. 시설에서는 주로 여름에 풋거름작물을 재배하는데 이때는 단기간에 많이 자라는 작물이 효율적이며 네마장황, 수단그라스, 수수 등이 있다. 수단그라스나 수수는 토양양분 흡수량이 많기 때문에 양분이 집적된 시설하우스에서 염류제거를 위해 재배하기도 한다.
앞서 풋거름작물이 토양 유기물증진, 양분공급, 병해충 경감, 토양 피복 등 다양한 효과가 있음을 언급하였다. 이중 가장 우선시 하는 것에 따라 작물을 선택한다.
① 토양 유기물증진을 위해서는 토양에 갈아엎어 준 후 서서히 분해되는 벼과작물이 적합하다. 벼과작물은 분해가 어려운 탄소물질(셀룰로스, 리그닌 등)의 함량이 높아 콩과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해가 느리고 동일기간 동안 키웠을 때 생체량도 많 아 토양 내 유기물 증진에 적합하다.
② 양분공급을 위해서는 대기 중 질소를 흡수하여 토양에 고정해주는 천연 질소비료인 콩과작물이 적합하다. 콩과작물은 뿌리에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고정한 질소 때문에 벼과작물에 비해 질소를 포함한 양분 농도가 높고 토양 중 분해속도도 빨라 질소 및 칼륨 비료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
③ 병해충경감을 위해서는 네마장황, 알팔파, 호밀, 수단그라스 등 뿌리에서 특정한 물 질을 분비하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당 작물은 뿌리에서 분비되는 타감물 질에 의해 토양 선충을 경감시켜준다.
④ 토양피복은 크게 휴경기 재배와 주작물 생육 시기에 재배하는 방법이 있다. 휴경기에 풋거름작물을 재배하면 나지 상태 보다 강우, 바람 등에 의한 토양 유실·유거를 경 감시켜주며, 작물 재배와 동시에 피복할 경우 토양 수분보전, 잡초발생 경감 등의 효과가 있다.
최근 들어 특정 풋거름작물의 단작보다는 과가 다른 작물(콩과-벼과)의 혼작에 대한 연구가 많이 수행되어 영농활용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풋거름작물 재배하기
풋거름작물 재배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기본적인 재배를 위한 파종방법별 수량, 적정 파종량, 파종시기 등이 구명되었다.
일반적으로 파종방법에 따라 수량의 차이가 있는데, 조파, 점파, 산파 순으로 수량이 많다. 파종시기는 가능한 일찍 파종할수록 수확기에 많은 수량을 얻을 수 있다. 토양에 갈아엎는 시기를 늦추는 것 보다 파종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수량 확보에 효과적이다. 또한 콩과작물과 벼과작물을 혼파하면 태양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아져 파종량 대비 많은 수량을 얻을 수 있다.
토양양분관리 사례
가. 논
최근 논에서 클로버+보리, 헤어리베치+보리, 헤어리베치+밀, 헤어리베치+호밀 등 콩과와 벼과작물의 혼파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비교적 파종시기가 이른 콩과작물은 벼 수확 전 입모 중 파종을 하며, 벼과작물은 벼를 베고 난 후 산파한다.
① 청보리, 트리티케일, 자운영 재배에 의한 토양 변화 및 쌀 수량 (2012, 김은석)
표 3. 풋거름작물별 공급가능한 건물중 및 비료성분량.
∘트리티케일을 풋거름작물로 농경지에 투입시 토양 유기물함량이 증가되었음
∘벼 간장은 자운영을 투입할 때, 쌀 등숙률은 청보리를 투입할 때 가장 높았음
☞벼 재배시 자운영, 트리티케일을 재배하여 토양에 투입(갈아엎어주는 것)하면 화학비료을 투입하지 않아도 관행(486 kg/10a)과 비슷한 쌀 수량을 얻을 수 있었음.
② 헤어리베치 투입시기별 벼 생육 및 양분공급(2013, 김병호)
표 4. 헤어리베치 토양 투입시기별 공급가능한 건물중 및 비료성분량
☞벼 재배시 헤어리베치를 5월 1일 이후 토양에 투입하는 것이 풋거름작물 수량, 양분 공급량이 많고 쌀 수량이 높았음
풋거름작물은 기상상황(잦은 강우, 저온 등)에 따라 토양 투입시기의 생체량 편차가 크다. 풋거름작물의 생육이 불량하거나 비료투입 없이 풋거름작물만 지속적으로 재배 할 경우 질소와 칼륨 공급량은 충분하나 인산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논에 인산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별도의 인산질비료 사용이 필요하며, 유기농업에서는 쌀겨, 인광석, 골분 등을 인산공급을 위해 사용한다.
③ 풋거름작물 재배시 인산자재 시용에 따른 인산부족 해결(2014, 김병호)
표 5. 헤어리베치 생육부진시 골분처리에 따른 수량 회복
∘기상악화에 의한 헤어리베치 수량저조로 쌀 수량 감소가 커질 우려가 있음
∘이때 인산질비료(인광석분말, 골분)를 22kg/10a 추가 투입시 수량회복이 가능함
∘인광석보다 골분이 효과적이며 구연산으로 산도(pH)조절시 작물이 흡수 가능한 인산이 증가하였음
☞헤어리베치 수량저조로 인산 공급이 부족할 때 ‘골분+구연산’을 추가하면 적정 수량을 확보할 수 있음
④ 헤어리베치, 트리티케일 혼파재배의 양분공급 및 쌀 상품성 증대(2015, 정정석)
표 6. 헤어리베치와 트리티케일 재배시 공급 가능한 비료성분량 및 특징
∘트리티케일, 헤어리베치 재배시 토양 pH는 관행대비 감소했고, 트리티케일 단파를 제외하고 벼 표준 시비량(N : P : K = 9 : 4.5 : 5.7 kg/10a)보다 많은 질소와 칼륨 공급
∘트리티케일만 재배하여 토양투입시 질소공급이 적어 벼 초기생육 저해가 우려됨
∘헤어리베치가 많을수록 벼 주당 수수가, 트리티케일이 많을수록 등숙율, 천립중이 증가함
☞벼 재배시 헤어리베치-트리티케일을 혼파(1:2)하여 토양에 투입하면 풋거름작물에 의한 양분공급량이 많고 쌀 상품성이 향상됨
나. 밭
노지 고추는 대표적인 다비성 작물로 농가의 주요 소득 작물이다. 비료 요구량이 많은 특성상 고추 연작으로 토양염류가 집적되고 병해충 발생이 빈번하다. 고추 재배시 풋거름작물을 투입하면 토양 유기물 증진, 수분유지, 유실감소 및 가용성 양분증진, 잡초발생억제 등의 효과로 연작피해를 줄일 수 있다.
① 풋거름작물의 토양 화학성개선 및 고추 수량 증대 효과(2014, 이상영)
표 7. 고추 재배시 풋거름작물 투입에 따른 비료 공급량 및 고추 수량
∘벼과작물인 보리와 호밀은 토양 투입시 유기물 증대와 염류제거 효과가 높았음
∘고추 수량은 보리+헤어리베치, 보리, 헤어리베치 순으로 높았음
☞고추 재배시 풋거름작물로 보리+헤어리베치, 보리를 토양에 갈아엎어 줄 경우 토양 이화학성이 개선되고 고추수량도 증가하였음
② 헤어리베치 투입시기에 따른 양분공급 및 고추 수량 증대효과(2011, 최문태)
표 8. 헤어리베치 투입시기에 따른 비료 공급량 및 고추 수량
∘헤어리베치를 늦게 투입 할수록 고추 표준시비구(N : P : K = 16 : 11 : 15 ka/10a) 보다 비료 공급량은 적었지만 고추생육이 우수하였음
☞헤어리베치를 고추 정식 5~10일전에 토양이 투입하면 양분공급량이 많고 관행대비 많은 고추 수량을 얻을 수 있음
다. 시설
노지와 달리 시설재배에서는 풋거름작물을 여름에 재배하며 1~2개월 사이에 빠르게 생육하는 것이 적합하다. 다수확을 목적으로 양분 투입량이 많고 연작의 피해가 빈번한 시설하우스에서, 풋거름작물 재배로 토양 화학성, 생물상을 개선하여 연작피해를 저감할 수 있다.
①풋거름작물 투입에 따른 당근 연작피해 경감효과(2013, 김성배)
표 9. 당근재배지 풋거름작물 종류별 비료성분공급량 및 특징
∘당근 상품수량은 헤어리베치, 크림손클로버 처리에서 높음
∘풋거름작물은 토양 잡초발생 억제, 비료사용량 절감, 미생물상 개선, 당근 상품성 향상 효과가 있었음
☞당근 휴경기에 풋거름작물로 크림손클로버를 재배하여 토양에 투입하면 양분공급량이 많고 당근수량 증가에도 기여하였음
② 풋거름작물 투입에 따른 양파 연작피해 경감효과(2014, 정효진)
표 10. 양파 재배지 풋거름작물별 비료성분공급량 및 특징
∘네마장황, 수단그라스는 토양 염류 제거와 병원균밀도 감소 효과가 우수했음 ∘질소 공급량이 적은 수단그라스는 콩과녹비(콩, 네마장황) 대비 양파 수량 적었음
☞시설 양파 재배시 콩을 녹비로 사용할 때 양파수량이 관행대비 증가하였음
③ 풋거름작물 투입에 의한 딸기 양분관리(2009, 고관달)
표 11. 풋거름작물별 비료성분공급량 및 딸기 수량
☞수수(품종:감초)나 크로타라리아(품종:Juncea)를 딸기 재배 전 토양에 투입하면 관행(벼농사-딸기재배) 대비 딸기수량 증가효과가 우수하였음
④풋거름작물 투입에 의한 오이 질소시비량 절감(2010, 신영안)
표 12. 풋거름작물별 비료성분공급량 및 오이 생육 특징
∘네마장황, 하우스솔고 투입시 오이 표준질소기비량(9.2 kg)의 46~67% 대체가능
∘질소량 적음에도 관행재배와 생체중(520g), 수확과수(8.9개), 주당수량(1949g) 차이 없었음
☞시설 오이 재배 전 하우스 솔고를 재배하여 토양에 투입하면 양분공급량은 관행대비 부족하지만 오이 수량 확보에 효과적임
다. 기타
고랭지의 경우 여름철 기온이 낮고 시원한 반면 겨울철 온도가 매우 낮아 적응 가능한 풋거름작물이 매우 제한적이다. 국내 도입된 다양한 풋거름작물 중 헤어리베치와 호밀은 내한성이 강해 고랭지에서도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① 고랭지 풋거름작물 재배에 따른 경사지 토양보전 효과(2014, 이정태)
표 13. 고랭지 풋거름작물 종류별 생육 및 월동율
∘파종량이 적고 파종 후 입모가 늦은 콩과작물은 월동율이 0~19%로 낮았음
∘벼과는 62~87% 월동율을 보였으며 보리보다 호밀의 월동율이 더 높았음
∘보리는 기온이 낮아지면 월동율이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음
∘월동율과 녹비생산성을 고려할 때 호밀류가 가장 적합하나 양분공급효과 미미함
☞호밀 16kg+헤어리베치 1kg 혼파로 토양피복률, 월동율, 양분공급 적절하게 조화가능
출처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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