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기농 배 재배 농가는 관행 농가에 비해 병 저항성이 높은 다양한 품종의 배를 재배하고 있다. 그러나 배의 수분은 여전히 관행농법과 같은 인공수분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짧은 개화기 동안 집중 적으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개화일 날씨에 따라 수정효과가 좌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대표적인 화분매개곤충인 꿀벌을 사용하여 수분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번에 확립된 기술을 통해 인공수분에 필요한 노동력을 크게 줄이고 배의 착과율을 증진 시킬 수 있 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분매개곤충이란
화분매개곤충(花粉媒介昆蟲) 또는 수분곤충(授粉昆蟲)은 꽃가루를 매개하여서 특히 농 작물의 결실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곤충류를 지칭하며, 이들은 자연생태계에서 식물의 꽃과 함께 오랜 세월을 거쳐 공진화(共進化)해 왔다. 인간이 소비하는 124개의 경제작물 의 70%는 화분매개가 필요하며, 100개 주요 식용작물에 대한 화분매개곤충의 수분에 의 한 경제적 가치가 1,53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환경문제로 인하여 꽃을 방문하는 곤충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과수의 수 분 수정에 문제를 야기시키기 때문에 그 화분매개곤충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화 분매개곤충을 산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첫째 꽃을 찾아가는 성질인 방화성(訪花性) 이 우수하고 몸에 화분부착이 가능해야 한다. 둘째, 저온 등에 대해서 환경적응성이 있어 야 한다. 셋째, 천적에 의한 피해가 적어야 하며, 넷째, 유해성이 없이 항상 이용 가능하 - 2 - 여야 한다. 끝으로 번식하기 쉽고 이용이 간편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대표적 인 화분매개곤충은 꿀벌, 뒤영벌, 뿔가위벌류로 현재 산업화되어 있다.
배의 수분방법
국내에서 배는 사과와 더불어 가장 많이 재배되는 낙엽과수 중 하나이다. 또한, 배는 대표적인 자가불화합성 작물이며, 결실을 위해서 반드시 화분매개곤충을 통한 수분이 나, 인공수분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및 환경오염으로 인해 화분매개곤충의 수가 감소하 고 꿀벌의 배 꽃에 대한 선호성이 낮은 문제로 대부분의 배 재배농가들은 인공수분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배 재배면적의 81.5%를 차지하는 '신고(cv. Niitaka)‘ 품종은 재배 가 쉽고, 저장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술이 퇴화하여 꽃가루가 발생하지 않 는 문제점으로 인하여 벌을 통한 수분이 어렵고, 병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최근 유기농 배 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꽃가루가 생산되어 벌을 통한 수분이 가 능하고,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한 저항성 품종(화산, 원황, 추황 등)이 재배되고 있다. 그 러나 국내 배의 인공수분 비율은 2015년 기준 79%으로 여전히 인공수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화분매개용 꿀벌의 사용률은 단지 5%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인공수분 은 수분용 꽃가루의 발아율 불균일성, 개화기의 저온, 강우 등의 일기불순으로 인한 수 분효과 저하 그리고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농가 경영비 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 다. 따라서, 배의 인공수분을 대체하기 위하여 신고 품종을 비롯한 유기농 배 재배농가 에서 재배되고 있는 몇 가지 저항성 품종에 대하여 꿀벌을 통한 수분방법을 연구하였 다. 배의 착과율과 수확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분수(Pollinazer)의 재식여부, 단 위면적당 벌의 방사밀도, 그리고 적절한 벌의 방사시기 결정이 중요하다.
배의 수분을 위한 화분매개곤충의 활용
가. 배 품종에 따른 화분매개곤충의 효과
일반적으로 꿀벌은 배 꽃보다 다른 꽃을 더 선호한다. 이는 배의 화밀(꽃 꿀)의 당 또는 아미노산 성분이 꿀벌에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 중국, 한국에서는 배 착과시 대부분 인공수분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배 품종에 따라 인공수 분과 꿀벌에 의한 수분 효과를 비교한 결과, 인공수분 대비 착과율은 신고배는 62-66%, 만풍배는 71%, 원황은 90% 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꽃가루가 풍부한 ‘원황’과 ‘만풍배’ 품종은 꿀벌을 통한 수분으로 인공수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나. 단위면적당 화분매개용 꿀벌의 이용량
꿀벌은 꽃가루 외에도 화밀의 양, 당 함량 비, pH, 아미노산의 함량에 따라 방화활 동이 달라진다. 배 꽃에서 마찬가지로 품종에 따라 꽃가루의 양이나, 화밀의 성분이 다 르기 때문에 꿀벌의 선호성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배 품종에 따라 적용 시킬 수 있는 꿀벌의 이용량에도 차이가 있다. 특히, 다른 품종에 비해 꽃가루가 생성되지 않고 화밀 또한 꿀벌이 선호하지 않는 ‘신고(Niitaka)’ 품종의 경우, 꽃가루가 나오는 ‘추황배’, ‘화산’, ‘원황’, ‘만풍배’나 꿀벌이 선호하는 화밀을 가진 ‘황금배’에 비해 많은 양의 수분 용 꿀벌이 필요하다. 배 품종별 수분에 필요한 꿀벌의 양을 조사한 결과 (20a 기준), ‘신고’ 품종은 15,000 마리 이상, ‘원황’은 7,500-15,000 마리, ‘추황’은 7,500 마리, ‘황 금’은 15,000 마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4).
다. 적용시기
배 꽃이 피는 시기는 근 30년 동안 점차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Yim et al., 2012). 개화시기에 이상저온이 나타나거나, 개화시기와 꿀벌의 활동시기가 달라진다면 수분과 결실에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배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꿀벌의 방사시 기를 조절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배 꽃은 개화3일 이후 암수의 주두가 갈변하여 결 실이 되지 않는다. 이에, 배 꽃 개화시기에 따라 적정한 꿀벌 방사시기를 조사한 결과, 만개전 2~5일내에 방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라. 효과
착과율과 수확물 품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수분대비 꿀벌을 사용하였을 경우의 경제 성을 분석한 결과, 배의 수분에 필요한 비용을 약 68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 주의사항
①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종(4-6줄) 사이에 다른 유전자형을 가진 품종(1줄)을 수분수로 재식할 것(표 9)
→ 배는 대표적인 자가불화합성 작물이므로 수분수가 반드시 필요
② 적절한 수분수를 선정할 것
- 유전자형이 다른 교배친화성
- 개화기가 수확품종보다 빠르거나 일치할 것
- 꽃가루가 많고 화분매개곤충의 선호성이 높은 품종
→ 꿀벌의 선호성이 떨어지는 ‘신고’ 는 수분수인 ‘추황’을 접붙이거나 가지를 매달 아두면 약 1.6-2배 정도 착과율을 높일 수 있다(표 9).
③ 양질의 화분매개곤충을 사용 할 것 외역봉이란? 외부에서 실제 화분매개를 하는 일벌
- 꿀벌의 벌통 내부에 일벌 중 외역봉의 비율이 60% 이상 되는 것을 사용할 것
- 여왕벌의 산란이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벌통을 사용할 것
→ 외역봉 대신 내역봉이 많거나, 여왕벌의 산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벌의 화분 매개활동이 떨어져 만족할 만한 수준의 착과가 어렵게 된다.
④ 배의 수정기간은 대부분 7일 이내이므로 화분매개용 벌통을 대여할 것
⑤ 약재살포시 배와 화분매개곤충에 피해가 없도록 할 것
- 반드시 개화가 끝난 후, 벌통을 치운 상태에서 약제를 처리할 것
- 주변 농가와 약제 살포 일정을 공유해 꿀벌에 피해가 없도록 할 것
참고 :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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